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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메가박스 매각 검토…코로나에 흔들리는 멀티플렉스

privatelab 2021. 3. 5. 10:03

기사입력 2021.03.05. 오전 2:30 최종수정 2021.03.05. 오전 7:30


멀티플렉스 지난해 모두 영업 적자 기록
FI들과한 IPO 약속 올해 지키기 어려워
"그룹 차원에서 매각 검토"

 

[이데일리 이광수 김성훈 기자] 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인 메가박스 매각을 그룹 차원에서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에 지난해 실적이 영업 적자로 돌아선 데다, 당장 올해도 코로나19가 여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여서다.

또 재무적투자자(FI)에게 약속한 기업공개(IPO)시한이 올해인데 상장을 추진하지 못한 만큼 매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과 영화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은 제이콘텐트리(036420) 자회사인 메가박스 중앙을 매각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 메가박스를 매각하는 의사가 있다”며 “인수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주관사 등을 통하지 않고 사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는 CJ CGV와 롯데시네마와 함께 국내 3대 멀티플렉스로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다. 지난 2015년 제이콘텐트리가 맥쿼리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메가박스 정도의 멀티플렉스를 인수할만한 곳으로 신세계나 이랜드그룹 등 유통, 패션 대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점치고 있다.

매각 검토 이유로는 부진했던 실적이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실적은 좋지 않았다. 메가박스는 작년 6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6% 줄어든 104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 제한과 좌석 간 거리 두기, 상영관 내 취식 금지 등으로 영화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결과다.

올해도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무엇보다도 배급사들도 영화관 개봉을 꺼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관람료를 1만원으로 친다면 부가세와 영화발전기금을 공제한 나머지가 약 8000원 후반대”라며 “이를 투자사와 영화관이 절반씩 나누는 구조였는데 최근에는 개봉을 하려는 배급사가 없어 배급사 몫으로 1000원정도를 더 챙겨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I들과 맺었던 약속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2015년 맥쿼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분 일부를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게 팔아 1100억원을 마련했다. 이들 운용사는 풋옵션 대신에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상장 기한은 투자완료일 이후 4년 안인데, 이 기한이 오는 5월이다.

2017년 9월에는 메가박스 주식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도 발행했다. 이때 투자자 메이플트리와도 내달 30일까지로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합의에 따라 6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없어 그룹차원에서 매각을 검토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영화관의 누적 관객 수는 580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4년 이후 최저 관객 기록이다.

이광수 (gs8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