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Mint] 기업·가계대출의 벤치마크인 美국채 금리… 급격한 반등은 증시에 단기악재

privatelab 2021. 3. 12. 09:54

 기사입력 2021.03.12. 오전 3:06


美국채금리와 증시의 상관관계

 


미국 장기 국채(10년물) 금리가 경기 회복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올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 향방에 따라 주식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현재 10년물 금리는 연 1.603%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래 줄곧 0%대에 머물던 10년물 금리는 올해 1%를 넘더니 최근 한 달 새 0.4%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8일 ‘금리 충격’으로 애플, 테슬라 등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도 2.41% 하락했다.

최근 증시는 10년물 금리와 높은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1.37%에서 1.53%로 오르면서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인 지난달 25일 나스닥 지수는 3.5%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S&P500 지수도 2.5% 하락하면서 다음 날 코스피 지수도 2.8% 떨어졌다. 다시 하루 만에 10년물 금리가 연 1.53%에서 연 1.41%로 크게 하락하며 진정세를 보이자, 나스닥과 코스피도 바로 상승 전환했다. 금리와 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금리가 오르면 투자와 소비가 줄고, 부채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기업이나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의 벤치마크 금리(기준이 되는 금리)로 많이 활용돼 영향이 더 크다.

반면 10년물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은 긍정적 경기 전망을 뜻하기도 한다. 앞으로 경제가 좋아져 기업이 성장하고, 주가도 많이 오를 것 같으면 굳이 낮은 수익률의 장기 채권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금리의 양면성 때문에 금리와 주가를 꼭 역의 관계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많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는 속도다. 서서히 오르면 금리 인상의 ‘긍정적’ 측면이 주목받지만, 가파르게 오르면 ‘부정적’ 측면만 부각된다.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에 대한 단기 ‘심리적 저항선’을 S&P500의 평균 배당 수익률인 1.5% 정도로 보고 있었다. 최근 상황은 이러한 ‘1차 저항선’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10년물 금리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하반기에는 2% 가까이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할 예정인 데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질수록 안전 자산인 채권 수요가 줄면서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경기 회복 및 달러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금리를 들썩이게 하는 주요인이다. 경기 부양 재원 마련을 위한 미 정부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시장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많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마크 헤펜스톨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채권 금리는 아직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월 수준인 1.9%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WeeklyBIZ MINT를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Newsletter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7676

[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