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보호예수기간 단 6일…쿠팡 상장 방식, IPO의 미래" 평가 왜?
기사입력 2021.03.18. 오후 6:00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미국 최대 금융통신 업체인 블룸버그가 쿠팡의 상장 방식이 '기업공개(IPO)의 미래'라는 평가를 내려 주목된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분석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더욱 모아진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쿠팡 IPO에 특이한 점이 있다"며 "최고 가격에 공모가를 형성하려는 일반적인 관행을 깨고 시장과 투자자, 그리고 임직원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IPO 전략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쿠팡이 제출한 S-1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 후 거래 3일째 주가가 공모가 보다 높을 경우 6거래일부터 임원을 제외한 직원은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명기돼 있다.
쿠팡의 공모가는 35달러였고 상장 후 3거래일째였던 15일 50.45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원하는 직원들은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된다. 주식 물량으로는 3400만주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쿠팡의 거래를 매우 이례적이지만 흥미로운 방식으로 분석했다. 통상 IPO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추가적인 주식 물량이 풀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통상적인 미국 기업의 경우 180일을 소위 '락-업(Lock-up)' 기간으로 지정해 회사 직원은 물론 기존 대형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공모할 수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을 선별해 의도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모했다"며 "낮은 공모 가격은 초기 투자자들에게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혜택을 주는 한편 주식거래를 활성화 시키고 직원들의 보호예수 기간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초기 투자자들은 물론 임직원들이 상장 차익을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상장에 따른 효과를 바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어 "기존 IPO 방식을 거부하고 쿠팡은 투자자들에게도 원하는 바를 요구해 이루어냈다"며 "이것이 IPO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쿠팡의 IPO전략을 두고 "세계 최대 증권 시장에 도전하는 쿠팡이 거대 투자자들에게 요구하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향후 상장을 시도하는 국내 다른 스타트업들이 참고할 만한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