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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그림자 ... 디지털 격차로 신종 '벼락거지' 양산

privatelab 2021. 4. 8. 16:34

기사입력 2021.04.07. 오후 5:08 최종수정 2021.04.08. 오전 9:56


“갑자기 문 닫으면 어떡하지?”

가상 토지 소유 게임 ‘어스2’ 회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돈 들여 기껏 가상 토지를 매입했는데 플랫폼 자체가 사라진다면 머리 아파질 사람들이 꽤 많아질 수 있다. 한때 수많은 가상 자산, 일명 알트코인(비트코인 등 주류를 제외한 코인)이 다양한 가상 경제 생태계를 구축한다며 출범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투자자 피해가 속출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어스2 게임 참여자 A씨는 “물론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용돈벌이 좀 해보려고 참여하기는 했지만 일전에도 암호화폐,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한 사기 사건이 꽤 있었던 만큼 마음 한편에는 불안함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가상 토지 소유 게임 ‘어스2’ 회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돈 들여 기껏 가상 토지를 매입했는데 플랫폼 자체가 사라진다면 머리 아파질 사람들이 꽤 많아질 수 있다.‘디지털 디바이드’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NFT 기반 굿즈, 예술품 등의 가치를 알아본 디지털에 밝은 세대와 달리 아예 이 분야에 문외한인 이들 사이에 자산 격차가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NFT 기반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할수록 관련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소외계층이 생길 수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새로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지만 게임이나 가상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메타버스가 기존 IT 제품·서비스 이상으로 높은 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 규제가 기술 발전에 뒤따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 기구 등 규제 기관은 NFT 산업 생태계가 자금세탁 등의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자칫 범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메타버스는 이제 또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어준선 대표는 “이제는 가상 세계에서 누구나 회사를 만들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궁극적으로는 AR, VR, XR,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한 메타버스 시대에는 지금의 소셜미디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활동이 다양한 메타버스상에서 이뤄지면서,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지배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