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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증세 시행 땐 美기업 순익 9% 감소”

privatelab 2021. 4. 9. 14:12

기사입력 2021.04.08. 오전 3:0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법인세 증세안이 계획대로 시행되면 미 기업의 순익이 약 9% 줄어들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실적을 토대로 분석한 추정치다.

바이든 증세안은 미국 안팎을 동시에 공략하는 ‘양면작전’의 형식을 하고 있다. 바이든은 지난달 말 약 2조3000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부양금 투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세라는 ‘청구서’를 함께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로 낮춘 법인세율(이전엔 35%)을 28%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 기업들이 국외에 설립한 법인을 통해 번 돈에 대해서도 21%를 법인세로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 5일엔 재닛 옐런 미 국무장관이 한 강연을 통해 “국제사회는 전 세계적으로 적용될 최저 법인세율(법인세율 하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법인세가 낮은 국가를 찾아다니며 세금을 피하는 기업의 관행에도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6일엔 독일·프랑스 등 법인세율이 비교적 높은 나라들이 옐런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하며 공조 의사를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법인세 증세가 그동안 국외 법인을 통해 납세를 피해온 다국적 IT(정보기술)·제약 회사들에 특히 큰 타격을 주리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애플은 법인세가 13%인 아일랜드에 세운 유럽 지사에 이익을 많이 몰아주는 방식을 활용해 지난해 번 돈의 14%만 법인세로 냈다. 바이든의 증세안이 시행되면 애플은 앞으로 이익의 20% 넘는 세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신영 기자 sk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