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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은행 대출 증가 안 해…본격적인 소비 없다는 것"

privatelab 2021. 4. 22. 14:22

기사입력 2021.04.21. 오전 9:1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은 추가 부양책 및 인프라 정책으로 향후 경기 반등이 점쳐지지만, 아직까진 확실한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중에 소비 활동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은행의 대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재정정책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전격적으로 진행된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실물 소비 경제에서 화폐 공급과 더불어 화폐에 대한 수요가 필요하다”며 “대출은 실물경제로 현금 스탁이 흘러나가는 창구로, 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시중에 화폐에 대한 실질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때 상업은행의 현금은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때가 실물 소비경제에서 수요가 발생한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고, 변곡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현재 미국의 상업은행은 보유 채권은 늘리고 있지만, 대출을 통한 시중 유동성 공급 강도는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현재로서는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되거나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경기부양책이 통과됐고 집행되고 있으며 백신 보급이 가속화돼 소비 여건의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상업은행의 대출은 예금과 비교할 때 늘지 않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소비는 늘지만, 내구재 소비는 크게 늘지 않거나 지난해보다 줄 수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번 사서 오래 쓰는 내구재를 지난해 이미 많이 샀기 때문에 올해 또 사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4월까지 중산층에까지 현금지급이 완료된다면, 기저효과와 경제활동 증가로 인해 소매 판매지표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부진했던 준내구재, 소비재 및 서비스 판매 증가가 미국의 소매 판매를 이끌 것”이라며 “한편 일반적인 가계의 경우 지난해 폭발적으로 이뤄진 내구재 소비는 올해 역으로 내구재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3개월 치 밖에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미국 소비 경기의 기저효과와 정책적 노력 등으로 향후 소비와 인플레이션 강도는 강하게 나타날 것이 분명한데, 다만 지표에서 확인되는 상승 강도 보단 지속성과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가격 탄력적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져 향후에는 비탄력적 품목들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기저효과와 이연수요로 인한 가격변화에 탄력적인 품목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도 그간 부진했던 서비스와 준내구재 등 가격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인 품목들의 물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추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