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석유제품 '국가별 맞춤' 수출로 '반등 모색'
기사입력 2021.04.27. 오전 11:18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로 최악의 실적악화를 겪었던 정유업계가 1분기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제품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등 석유제품 수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1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한 9094만배럴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1분기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61억4300만달러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석유수요가 급감하자 국내 정유업계도 가동률을 조정 대응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정제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81.6%에서 올해 1분기 72%로 낮아졌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국가별 제품 수요 변화에 대응하면서 향후 반등을 모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국 순위는 중국(36.9%), 일본(14.4%), 호주(8.8%), 미국(8.6%), 싱가폴(6.9%)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물량은 3360만 배럴로 1위를 유지하면서 비중은 전년동기(19%)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유업계가 다른 국가보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벗어난 중국 수출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2위인 일본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함께 수출이 가장 용이한 상황으로 1분기에는 1312만 배럴을 수출해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올해 2월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정제설비 긴급 가동중단에 따라 난방유인 등유 수출이 22%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5위였던 호주는 항공 수요 부진과 현물시장 재고 과다로 하락세를 나타낸 미국과 싱가폴을 제치고 수출국 3위로 올라섰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호주 항공유 수출이 99% 급감하자 대신 경유 수출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정유업계는 제품별로도 수급상황 변동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항공여행 수요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정유업계는 미국 항공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 항공유 전체 수출 물량중 미국 비중은 1월에 43%였지만, 2월 48%, 3월에는 83%로 늘고 있다.
정유업계의 수출 채산성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62.3달러로 제품수출단가(60.5달러)보다 높아 경영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올해 제품수출 단가는 67.6달러로 원유도입단가(58.1달러)보다 9.4달러 높아졌다. 석유수요 급감과 저장용량 한계로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을 했던 지난 해에 비해 수출체질이 개선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 정유사는 세계 5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갖춰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며 "석유제품 수요와 정제마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출국 다변화와 국가별 수급상황에 맞춘 전략으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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