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테슬라·도요타, 반값 전기차 만드나… 제휴 협상 타결 임박Investment 2021. 3. 30. 15:42
기사입력 2021.03.30. 오전 8:40 최종수정 2021.03.30. 오전 10:27
테슬라와 도요타가 작년부터 제휴를 검토해 최종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일본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와 도요타가 소형 전기 SUV 플랫폼(차의 기본 뼈대)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제휴 검토는 작년부터 진행됐다. 도요타는 테슬라에 차량 플랫폼을 제공하고, 대신 테슬라는 자사 차량에 탑재된 전자제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요타에 일부 제공하는 것이 제휴의 골자다.
도요타와의 제휴가 성사되면, 테슬라는 도요타 플랫폼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소형 SUV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또 연간 1000여대 수준인 테슬라의 일본 판매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작년 9월 자사의 신기술 공개행사 ‘배터리데이’에서 “2023년에 2만5000달러짜리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테슬라가 그런 낮은 값에 전기차를 낼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테슬라는 2017년 준중형 전기차 ‘모델3’, 2020년 중형 전기 SUV ‘모델Y’를 내놓은데 이어, 연내에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을 내놓는다. 그러나 2023년 내놓겠다는 ‘반값 전기차’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세계 전기차 업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AFP 연합뉴스 한편 도요타도 테슬라 기술을 활용하면 자사 차량의 통합 전자제어플랫폼(ECU)과 운영체제(OS) 혁신에 투입되는 자원·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도요타는 무선 업데이트(OTA·Over The Air)를 통해 차량 기능을 제어·개선할 수 있는 통합 ECU와 OS 기술이 테슬라보다 뒤쳐졌다는 평가다. 즉 양사 협력을 통해 테슬라는 소형 전기 SUV 개발, 도요타는 ECU·OS 개발에 드는 비용·기간을 줄일 수 있다. 양사가 서로의 약점 보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자사의 강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윈·윈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테슬라와 도요타는 이전에도 제휴한 적이 있다. 양사는 2010년 전기차 공동개발에 합의, 2012년 테슬라의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한 도요타의 RAV4 전기차를 시판했다. 그러나 판매부진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2017년 도요타가 테슬라 지분(3.15%까지 보유)을 전량 매각하고 제휴가 끝났다. 그러나 머스크와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CEO의 친분 관계가 유지됐기 때문에, 향후 양사의 재결합에 대한 여지를 남겨 왔다.
테슬라의 본사 생산시설인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원래 도요타가 1984~2009년 GM과 합작해 차를 만들던 누미(NUMMI·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 공장이었다. 도요타가 이를 2010년 테슬라에 양도한 것인데, 테슬라는 당시 도요타로부터 생산시설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산기술을 습득했다.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작년 3월 일본 통신기업 NTT와의 제휴 발표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요타 작년 도요타는 953만대를 팔아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판매 1위에 5년 만에 복귀했다. 도요타는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자전주의(自前主義·스스로 다하는 것)를 버리고 우군(友軍)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경쟁 관계인 일본 상용차회사 이스즈와 4500억원씩 상호출자하는 제휴를 맺었다. 도요타는 이스즈, 자사의 트럭 자회사 히노와 함께 상용차의 전동·자율주행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도요타는 이에 앞서 칭화(淸華)대, 베이징·제일·둥펑·광저우자동차 등 중국 5개 자동차·기술기업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개발 합작사도 설립했다. 공동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2022년부터 중국 트럭·버스에 탑재된다. 이외에도 도요타는 경쟁사인 마쓰다·스즈키와도 연달아 자본제휴하는 등 전동화·자율주행 관련 규모의 경제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27일 트위터에 “테슬라가 머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될 가능성은 0%보다 높다”라고 썼다. 맥락이 분명하진 않지만 시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인 “아마도 몇 개월 이내”라고도 썼다가 곧 삭제했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약 5900억달러로, 세계최대 시총 기업인 애플의 3분의 1 수준이다.
테슬라는 작년 7월 당시 업계 시가총액 1위였던 도요타를 제치고 업계 시총 1위에 오르고도 주가가 계속 올랐으나, 최근 애플의 전기·자율주행차 시장 참여 움직임과 폴크스바겐 등 기존 업계의 거센 추격 등의 영향으로 고점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특히 판매대수가 작년 기준 50만대에 불과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요타와의 제휴가 성사되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빨리 양산을 확대하는데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뉴스레터 ‘최원석의 디코드’를 구독하시면, 목요일 아침마다 모빌리티·테크·비즈니스 관련 새로운 콘텐츠를 보내드립니다. 구독자 전용 글을 받아보시거나 추후 마련될 이벤트에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최원석의 디코드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0905'Invest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품 값 올리는 中 공장…이젠 세계 인플레 압력 키운다 (0) 2021.03.30 [Global Money]아케고스 사태: '월가의 한국계 인싸' 불장난에 금융시장 긴장 (0) 2021.03.30 CNBC "수에즈 운하 뚫렸지만 물류대란 한 달 이상 지속된다" (0) 2021.03.30 골드만삭스 "금, 비트코인 투자대상 공존 가능" (1) 2021.03.30 기술주의 수난…국채 공포 줄자 ‘아케고스 충격’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0) 202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