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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 강우석의 IPO돋보기] SKIET가 만드는 분리막의 정체는?Investment 2021. 4. 22. 16:35
기사입력 2021.04.21. 오전 11:19 최종수정 2021.04.21. 오후 3:06
[본 기사는 04월 20일(16: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번주 수요예측을 진행합니다. 공모가를 최상단(10만5000원)으로 책정 시 7조4862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갖게 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당시 몸집(4조9725억원)보다 약 1.5배 큰 수준입니다.
SKIET는 분리막을 설계하고, 만들고, 판매합니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련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향후 시장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 분리막이 책임진다
흔히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2차 전지의 4대 소재라 합니다. 양극재와 음극재가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짓는다면,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정성과 연관이 깊습니다. 2차 전지의 무게에서 양극재는 약 40%, 분리막은 20% 가량을 차지한다네요.
분리막은 절연(絶緣) 성격의 얇은 필름 소재입니다. 핵심 역할은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않게끔 분리하는 겁니다. 양·음극이 뒤섞이면 전기 불꽃이 튀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한마디로 분리막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겁니다.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필름 소재입니다. 리튬이온(Li+)만 분리막 속 기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출처=삼성SDI 홈페이지]
분리막 사이를 오가는 건 리튬이온(Li+)만이 유일합니다. 제 아무리 분리막이라도 리튬이온의 이동을 막으면 큰일납니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배터리를 충전·방전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진 않습니다만, 제조사들은 분리막을 만들 때 리튬이온이 오고다닐 수 있게끔 미세한 기공을 뚫어둡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분리막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며 "전세계에서 전기차 폭발 사고가 쉴 새 없이 거듭되면서 분리막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식 VS 습식 분리
분리막은 리튬이온이 오고가는 기공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됩니다. 건식은 기계로 필름 원단을 당겨 기공을 만드는 반면, 습식은 여러 첨가제를 가미해 화학 결합을 일으켜 기공을 만듭니다. 건식보다 습식 공법이 좀 더 복잡한 것이지요. 실제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 시내버스처럼 높은 에너지 밀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영역에서 건식 분리막을 씁니다. 습식 분리막은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등에 탑재되고 있고요.전세계적으로 분리막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듯 합니다. 핵심 전방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xEV) 부문이 무궁무진하게 성장중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Small은 전자기기, ESS는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 수요를 뜻합니다 [출처=SNE리서치]
분리막 시장에선 습식 공법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입니다. 양질의 기공을 동일한 크기로 만들 수 있는 데다 전방 시장(특히 전기차 부문이겠지요)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자료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분리막 시장이 연평균 23.1%씩 커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특히 습식 부문의 연평균 성장률을 26%로 추산하며 건식(17.7%)에 비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SKIET, 습식 분리막 세계 1위
그동안 전세계 분리막 시장은 일본과 중국 기업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중국 상해은첩(SEMCORP)과 시니어(Senior), 일본 도레이(Toray)와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등이 강자로 꼽힙니다.
SKIET는 일본과 중국 기업 일변도였던 분리막 시장에 다크호스처럼 등장했습니다. 15년 넘게 분리막 연구개발에 전념하며 기술력을 키워 온 덕분입니다. 2005년 청주공장에서 첫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증평, 중국, 폴란드 등에서도 생산 중입니다.지난해 습식 분리막 시장의 점유율 현황입니다. SKIET 점유율이 26.5%로 아사히카세이(23.7%)와 도레이(23.6%)를 근소하게 제쳤습니다. 20년 가까이 분리막에 투자해온 SK의 뚝심이 빛을 발한겁니다 [출처=SKIET 증권신고서]
리서치 업체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SKIET는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 자료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톱5(SK·삼성·LG·파나소닉·CATL) 배터리 회사에 습식 분리막을 납품하는 업체 중 SKIET 생산능력이 가장 높다고(점유율 26.5%) 분석했습니다. 일본 시장분석 업체 테크노시스템즈리서치(TSR)는 작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SKIET가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에 오를 것이라 점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분리막 시장의 현황을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금주 기관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SKIET의 마케팅 전략은 어떠할까요. 큰 이변 없는 한 △전방 산업(전기차)의 빠른 성장세 △습식 분리막 세계 1위 △분리막 시장 잠재력 등의 키워드가 포함될 듯 합니다. 다음 차례엔 증권신고서를 통해 SKIET의 특이사항을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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