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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배고픈 외국인…증권가선 "더 산다"에 한표Investment 2020. 12. 7. 16:23
기사입력 2020.12.07. 오전 12:11
EPFR 기준, 11월 패시브 3.3억$ 유출·액티브 0.1억$ 유입
EWY 11월말부터 유의미한 유입…12월 첫날에만 1.6조$
선물 가격 높은데 6만계약 유지 중…"상승 가능성 보는 것"
환율 1100원대↓…"달러서 100년 전 파운드 장기 약세 보여"[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2700 돌파란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미국 대선 이후 대거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경우는 이제 막 유입이 시작되고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의 장기 하락세 전망까지 나오는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를 더 사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의 신고가 경신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11월 유입은 패시브 아닌 액티브”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1%(35.25포인트) 상승한 2731.45로 마감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외국인 수급 요인에 의한 영향이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연일 코스피를 사들여, 총 1조5653억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전월 대비 순매수 전환해 4조9933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지는 ‘사자’ 행렬이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20.5% 상승했다.
외국인은 앞으로도 국내 주식을 더 살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보다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 성격이 짙다. 향후 지수 연관성이 큰 패시브 자금이 들어올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셈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국내 증시로 유입된 자금 성격은 패시브가 아닌 액티브”라며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국내 증시 패시브 펀드는 3억3000억달러가 순유출된 반면 액티브 펀드로는 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라고 전했다.
실제 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실제 11월보단 12월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유입이 집계되고 있다. ETF 닷컴에 따르면 iShares MSCI Korea ETF(EWY)엔 지난달 말부터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기록되고 있다. 11월 이후 이날까지 누적 유입자금 규모가 5조4791만달러로 직전 유입인 7월이 8485만달러인 것에 비하면 사실상 올해 첫 추세적 흐름이다. 특히 지난 1일 하루에만 1조6677만달러가 들어와 11월 일별 평균 유입액인 4595만달러를 3배 이상 상회했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만 보유하는 ETF로 향하는 자금이 다른 신흥국 국가들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11월 중순 이후 들어온 자금은 올해 최고치이고 자금 흐름이 지속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유입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 100년 전 파운드 장기 흐름 보일 수도
외국인의 국내 선물시장 매수 흐름에서도 이들이 코스피를 더 순매수하리란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 가격이 하락할 때 선물 거래가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 지난 2일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1.8%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거래량이 증가하며 33만 계약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선물은 이달 들어 연일 상승하고 있고 지난달부터 지난 4일까지 상승률은 22%다. 외국인의 경우 미니선물과 빅선물을 합산한 계약수 기준으로 11월말부터 6만계약 정도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매매 행태로 평가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매매는 선물가격 흐름에 동행하거나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6만계약으로 고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아직은 외국인들도 상승 지속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자금 유입의 주요 요인인 달러 가치 하락이 ‘역대급’으로 나타날 수 있단 예상도 나온다. 미국이 코로나19 이후 진행한 양적완화 규모는 전시 때와 비견면서 이로 인한 달러 가치 하락 구간이 상당 기간 나타날 수 있단 것이다. 지난 3일 달러당 1092.08원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대가 깨졌고 4일은 이보다 더 하락한1083.87로 마감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파운드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해서 수년간 빠른 속도로 약세 구간에 진입했는데, 현재 패권국이 미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100년 전 파운드화 하락이 달러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며 “코로나 이후 미국의 GDP 대비 정부 지출은 약 30%p가 상승했는데 이 같은 폭등이 비교 가능한 역사적 시기는 전시 또는 대공황 말고는 없을 정도의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Invest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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