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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의 배신’ 쌍끌이 직격탄 맞은 풍산Investment 2020. 12. 7. 17:05
범찬희 기자 | 승인 2019.02.07 15:50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방산업체 풍산이 지난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의 약세가 계속되면서 간판 계열사인 풍산은 물론,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까지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 구리에 운 신동, 수출에 운 방산
풍산이 7년 만에 최저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풍산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은 2조7,74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6% 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이로써 풍산은 4년 연속 3조 매출 달성에 고배를 마시게 됐다.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2,41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075억원으로 절반 이상(55%) 줄었다. 이는 989억원에 그쳤던 2011년 이후 최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풍산의 당기순이익은 62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1,507억)보다 59%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풍산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하반기 판매량 감소를 꼽았다. 실제 풍산은 지난해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 표준인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의 톤당 구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무렵 6,0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수요가 급증할 경우 톤당 구리 가격은 8,000달러에서 1만 달러까지도 치솟는다.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풍산은 원자재 가격이 오를수록 수익이 향상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구리를 가공해 만드는 신동 제품의 가격에 원자재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풍산은 미리 구매해 둔 구리에 현시세를 적용한 원자재 비용을 붙인다. 구리 가격이 오를수록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구리 가격 크게 떨어지면 원재료 매입가보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메탈로스(metal loss)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사업 분야인 방위산업에서도 쓴 맛을 봤다. 주요 시장인 미국 등에서의 탄약 수요가 줄면서 사업 매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길이 좁아졌다. 풍산 관계자는 “내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탄약류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구체적인 감소율은 오픈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풍산의 부진은 그룹의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풍산홀딩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감소에 따라 이익이 축소됐다. 풍산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익 규모는 365억원으로 전년 대비(736억) 절반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77억원에서 355억원으로 48% 줄었다.
그 결과 3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13%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크게 뒷걸음질 쳤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올해 사업계획도 나오지 않은 단계”라며 “구리 가격은 환율처럼 예측이 어려워 올해 사업 전망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처 : 시사위크(http://www.sisaweek.com)'Invest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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