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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천연가스 운명은?...바이든의 '프래킹 금지' 없이도 무너질 것Investment 2021. 1. 4. 21:45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10.20 14:25:25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주력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바이든 후보는 셰일가스를 분리해내는 공법인 수압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시장 내 천연가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바이든의 청정 그리드는 프래킹 금지 없이도 천연가스를 질식시킬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수압으로 바위를 깨는 프래킹은 미국의 ‘셰일 붐’을 일으킨 일등공신으로, 현재 미국 에너지시장은 물론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는 이를 금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후보의 이같은 공언은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펜실바니아 유권자의 표심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펜실베니아는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지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펜실베니아 랠리에서 "펜실베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프래킹 산업의 생존이다"며 "바이든은 반복적으로 프래킹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거짓말쟁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프래킹을 연방정부 소유 부지에 한해서만 제한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대부분은 연방정부 부지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단기적으론 천연가스 시장이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규모와 상관없이 천연가스 생산량이 제한되는 만큼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미중 관계가 개선될 경우 천연가스 수출에 대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천연가스는 경제성·환경성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로부터 밀려나고 바이든 후보가 내세운 청정에너지 공약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킨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는 파리기후협약(파리협약) 재가입을 시사한데다 당선되면 4년간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쏟아 붓겠다고 공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재생에너지의 성장을 위해 에너지믹스에 대한 천연가스의 비중이 심각하게 제한되거나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책임은 "탈(脫)탄소는 화석연료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며 "필연적으로 그리드에서 사라질 것이란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천연가스가 10년 전의 석탄처럼 현재 경제적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부분이다. 2010년 이후 석탄이 천연가스로 대체되면서 소비량이 감소세를 보인 만큼 앞으로는 천연가스도 이와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천연가스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경쟁력은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브리티시페트롤이엄(BP)이 발표한 ‘2020 세계 에너지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석탄 소비량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5.1% 가량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소비량은 전년대비 14.6%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천연가스 소비량이 매년 3% 가량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통신은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주력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 세계 3분의 2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투자은행 라자드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가장 효율적인 가스터빈보다 비용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비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라자드에 따르면 미국 육상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메가와트시(MWh)당 26달러까지 떨여졌고 발전소급 태양광 역시 29달러까지 하락했다. LCOE는 초기투자비와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환경오염, 안전비용 등 ‘사회적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추정한 전력 생산비용을 뜻한다.
이를 반영하듯,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10월 단기에너지전망 보고서’(STEO)에 따르면 올 겨울 천연가스 발전량은 작년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겨울에는 작년보다 더 추울 것으로 예고되면서 천연가스 수요도 덩달아 늘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와 상반된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발전산업에서 비용이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천연가스의 경제성은 밀렸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천연가스의 도태되는 경제성과 바이든 후보의 친환경 정책이 맞물리면서 늦어도 2035년까지 천연가스의 비중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샌드힐 스트래터지의 케이티 베이스 애널리스트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은 에너지효율 개선도 있지만 재생에너지가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화석연료를 짜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이 15년 이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그리드의 탈탄소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블룹버그 통신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바이든 후보는 법인세율을 현재 21%에서 28%로 늘리고 경기부양 예산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공화당이 앞으로도 상원을 장악할 경우 의회의 승인이 또다시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이어 "그럼에도 바이든 계획에 반영된 탈탄소화 추진은 천연가스에 대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위협으로 작용된다"고 덧붙였다.'Invest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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