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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배출 비용 부담" 기업들 비명…1년 영업익 다 날아간다
    Investment 2021. 1. 20. 22:02

    기사입력 2020.12.30. 오전 11:33 최종수정 2020.12.30. 오후 3:08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황윤주 기자]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이 최근 들어 50% 이상 급등하면서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탄소배출이 곧바로 기업 실적과 연결되는 만큼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탄소배출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현대제철은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탄소배출권 거래 관련 부채 충당금으로 654억원을 잡아놨다. 최근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올해 4분기 거래까지 포함하면 배출권 거래 관련 충당금은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 측의 추산이다. 이는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 1142억원과 맞먹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렵게 수익을 만들었는데, 영업외비용(탄소배출권 확보 비용)으로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의 탄소배출권 구입 부담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탄소거래권을 취급하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종가 기준 1t당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평균가격(KAU20)은 2만7000원이었다. 올해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 8월19일 1만7800원보다 51.7% 올랐다. 최근 4개월 사이 50% 이상 상승한 것이다. 4월3일 4만2500원보다는 하락했지만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배출권 거래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배출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다. 배출권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 가격 역시 지난해 말 대비 35.8%나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배출권 가격 상승은 기간산업인 중화학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제철이 2018년 이후 배출권을 사들이기 위해 투입한 비용은 직전 3개년인 2015~2017년도 비용의 20배에 달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배출권 구매 부담뿐 아니라 탄소 감축 설비 투자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향후 유럽연합(EU), 미국 등이 탄소국경세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탄소 감축 설비 투자 여부는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은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사업 재편 부담도 지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제2차 산업계 토론회'에선 국내 철강, 정유화학, 시멘트 3개 업종이 탄소중립 비용으로 2050년까지 최소 400조원을 써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민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 경영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보다 배출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중국 등 해외 기업보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더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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